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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있는 뒤란 - 장종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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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기영 댓글 0건 조회 17,092회 작성일 15-07-20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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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맛있는 시를 만났다. 지금은 철이 지나 숭어회 맛을 제대로 볼 수는 없다. 대신 제맛을 보려면 일명 설숭어나 보리숭어를 먹어야 한다. 음력 정월 눈이 푹푹 내릴 때 강태공들이 낚시로 잡아온 숭어회 맛도 일품이지만 원래 맛의 진가는 남도에서 나는 보리숭어다. 3,4월 보리싹이 클 때 난다 하여 보리숭어라 한다는데 물살이 거센 울돌목을 피해 갯가로 몰려온 숭어를 뜰채로 떠 그 자리에서 썰어 먹을 때의 그 식감은 말 그대로 식감으로나 알 수 있는 맛이기 때문이다.
헌데, 시인은 숭어회가 일품인 것을 다른 이유에 댄다. ‘그녀가 바닷가에서 오줌을 눈 탓이’라는데, 능청스럽기까지 한 시인의 이유가 뜬금없는 것만은 아니다. 상생이란 전통의식의 발로인 셈이다. 매일매일 먹던 텃밭의 채소들은 모두 가족의 똥오줌으로 길러진 것들이었음을 상기해 볼 일이다. 무엇과 무엇이 따로따로가 아닌 종내는 유기적으로 연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셈이다.  

 

- 최광임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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