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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된 질주 / 조영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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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기영 댓글 0건 조회 13,139회 작성일 15-06-2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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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건 인간에게 평생의 질문이고 숙제다. 인생을 흔히 길에다 비유한다. 도보로 걸어다니던 시대와 자동차로 KTX로 질주하는 시대의 삶의 패러다임이 다를 것은 자명하다. 디카시 속의 화자는 자동차로 질주하다 붉은 신호등 앞에서 멈추고서 잠시 생각해 본다. 너무 급하게 달려와서 챙기지 못한 영혼은 제대로 따라 왔을까, 하는 반성을 해보는 것이다. 질주하는 21세기 후기 정보화시대에 가던 길을 멈추고 자신을 한번 돌아보는 사유의 시간을 갖는 것은 비단 화자만의 일은 아니다.

 

 

 

최근 문화인류학자이며 슬로우 라이프 운동가인 느림의 철학을 실천하고 있는 쓰지 신이치 교수의 『사티쉬 선생, 최고인생을 말하다』라는 책이 화제다. 이 책은 신이치 교수가 대학 제자들과 함께 영국 슈마허 대학에서 세계적인 생태철학자이며 평화 운동가인 시티쉬 쿠미르를 만나 삶의 진정한 의미를 탐색해 보는 과정을 담고 있는데, 일주일을 ‘단기유학’ 형태로 사티쉬와 강사진들과 대학에서 공동생활한 기록이다.

 

 

 

이 체험을 한 학생들은 생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졌다 한다. 단 1주일간의 단기 유학 체험을 통해서 세계관이 달라졌다고 하니, 입시 위주의 오늘의 교육이 얼마나 큰 문제를 안고 있는지, 단번에 알 수 있다. 디카시의 화자가 정지신호에서 잠시 성찰을 통해서 “모두가 직진만 하는 게 아니었구나”를 깨달은 것처럼, 우리는 질주를 멈추고 1주일이든, 하루든 느리게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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