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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 김재혁

작성일 15-06-29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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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기영 조회 16,37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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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이 풍경이 바로 안녕이다. 한 곳에 있으나 제각기 도생할 뿐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 다른 존재들을 꺼려하지 않으며 오고 감에 무심하지도 않다. 제각각 제 할 일을 하고 저 있을 곳에 있으며 제 마음대로 왔다가 순순히 흩어진다. 일직이 사람이 모이는 곳에 이런 자율적 질서는 없었다. 우리가 바라는 세상이란 바로 이런 자율적 질서가 규범이자 관습이 되어 안녕한 사회 아니던가. 사람이 만들어 놓은 것들이 이렇게 인간적일 때도 종종 있는 것이다.

복잡한 매일 매일을 ‘공원 산책’ 정도의 의미로 부여할 줄 아는 마음이었으면 좋겠다. 내 자율 정신이 햇볕을 쬐는 바닥이나, 은빛 철봉이나, 벤치와 운동기구처럼만 조율할 줄 알게 된다면 좋겠다. 그리하여 밥상의 수저처럼 가지런한 저 가로수 같았으면 좋겠다.

 

- 최광임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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